동그라미 두 개가 가르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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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습자지처럼 얇은 지식이지만 오래 고민한 주제라고 말할 수 있다.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울기만 했던 스물, 스물 한 살 때는 상상 못했다. 서툴던 그 시간에게 감사할 날이 올 거라는 걸.

세상이 이렇게 좁다는 것을 깨닫고 혼란해 하던 내게 누군가 글 타래 하나를 던져줬고,
도서관에 박힌 멜은 링크, 넥서스, 티핑포인트, 스몰월드 같은 책들을 연달아 읽어대며 찌질대던 중이었다. 나는 물리적으로 가깝지 않은 그대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 거의 첫번째 세대라는 걸, 온몸으로 실감했었다.

우리는 보다 쉽게 연결되고 있다. 
과거에, 우리들은 사소했다. 누구를 거치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었더랬다.
중요한 누구는 사소한 우리보다 많은 링크를 가질 수 있었고, 링크를 통해 흐르는 정보를 통제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각 개체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그 연결은 사소한 우리를 보다 의미있게 살게 돕는다.

나는 내가 모르는 세계에 있는 그대와 연결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 연결이 우리 모두에게 보다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도와줄 거라는 걸 안다.

ab

멜양이 자주 쓰는 잡종이라는 단어는 이 동그라미에서 왔다. (하이브리드 세상읽기, 홍성욱 지음)

왼쪽 동그라미에서 A가 중심에 있고 B는 주변에 있는 것 같지만,
오른쪽처럼 그저 두 개의 세계가 만나기만 해도 세계의 중심은 변화하게 된다.
“이제 하나만 잘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이나, “내수용 인재가 되지 말자”,
“엣지있다”, “통섭” 같은 말 등등이 다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동그라미 하나는 하나의 학문일 수도, 산업일 수도, 국가일 수도 있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동그라미가 , 훨씬 빠른 속도로 겹쳐질 것이다.
A의 위치가 줄 수 있는 안정, 중심에 서있는 기분 같은 건, 쉽게 허물어질 세상이다.

한성은
한성은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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