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하고 힙한 그 무엇

친구 중에 패션지 에디터가 있다. 그녀는 **‘Hot’**과 **‘Hip’**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사용 예시:

요즘 뜨는 힙한 플레이스 알려줄까?
걔 정말 핫하지~!

처음 들을 땐 한국말 이렇게 써도 되나, 이게 뭔가 싶다가,
몇 번 들으면 금새 익숙해지면서 자주 쓰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일명 된장녀 언어 되시겠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핫하지도, 힙하지도 않은 회사로 이직했다. 구글이나 애플이나 닌텐도쯤 되야 요즘 분위기상 명함 좀 내밀어 볼텐데 말이지. 전설에 의하면 한 때는 그도 시대를 들었다 놨다 했다지만… 그는 더이상 새롭지도, 쿨하지도, 심지어 착하지도 않다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다시 사랑받고 싶다고 괴로워 한다.

지금 드는 비유가 엉뚱할지 모르겠다. 2주동안 마이크로소프트를 관찰하면서, 고센이나 플라스틱을 떠올렸다. 이 두 곳은 항상 새로움이 들고 나는 청담동 바닥에서 무려 10년 넘게 살아남은 가게들이다. 더이상 잡지에 오르내리지도 않고,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지만, 그러나 다른 종류의 뭔가가 있다.

아래 동영상 두 개가 그런 ‘뭔가 있어’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 없이 피카소 없었고, 미디어 기술의 발전 없이 앤디워홀 없었다. 회사 로고 박힌 셔츠를 입고 다니는 긱, 또는 오덕후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나는 그 바뀌는 세상을 살며 신난다고 좋아하고 있고. 이런 걸 만들어 내는 옵하들, 옷 잘 입고 그루밍에 목숨 거는 뺀질이들에 비하면야, 좀 많이 섹시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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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은
한성은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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