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는 눈에 대하여

1.

보는 대로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은 대로 본다.
나에게 주어진 단서는 충분했지만, 나는 그저 선택적으로 지각했을 뿐이다.
발등을 찍은 도끼는 내가 가지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충분히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가 어디 있으며 배신 한 번 당하지 않은 관계만 가진 이 몇이나 될까. 동정은 방향이 잘못 되었다.

2.

나이를 먹으면, 사람 보는 눈이 생길 줄 알았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고 믿었다. 진심을 주면 진심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걸 의심해 본 적 없었다.

기준을 바꿔야 하나, 기대를 버려야 하나, 진심을 방어해야 하나.
…아니. 나는 나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은 사람이다. 백만번 상처입어도 마찬가지야.

다만 자신감있는 남자를 분류하는 기준은 수정이 필요하겠다.

3.

아놔 주님
내 인연이 아니면 진작 좀 알려주시죠. 이번 건 타격이 좀 셌어요.

나한텐 온 몸과 맘 걸어 씹새끼였던 놈도
시간 지나 딴 년에겐 완전히 다른 사람일 수 있으니 위안삼아 본다.

4 thoughts on “사람보는 눈에 대하여”

  1. 칼리 피오리나의 자서전을 보면 그런 말이 나와. “그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다. 내 마음은 나의 것이다.” 이게 뭔소린지 몰랐는데 얼마전부터 좀 이해가 되더라는… 넌 강한 아이니까, 힘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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