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유니스 언니가 승진했다.
우린 대학원생 조교언니와 노가다하는 근로학생으로 만났다.
팩스 앞에서 눈물이나 질질 짜고 있던 시절엔
이 장면이 흘러 모두 과거가 되고
50살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이가 될 줄 상상하지 못했다.

언니의 한 마디는 맨날 깊숙하다. 정신을 들게 하고 마음을 낫게 한다.
예나 지금이나 덜 큰 것이 민망한 나는 말은 못하고 언니를 끌어안아 버렸다.
속으로 감기야 나한테 와라,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보는 인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글은 사람에게서 나왔지만, 글이 사람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이 당연한 일에 그만 놀라야겠다.

난 허명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진국을 알아볼 노력을 잃어버렸다. 그러니 내가 나를 팔지 못하는 것도 무능이다. 남 얘기 할 시간에 반성문이나 써야지.

7년을 본 사람과 겨우 두 계절을 본 사람에게서 나온 형용사가 같다면
나는 그렇게 보이는 사람인 거다.
아니, 그 단어가 바로 나였다.

정신을 차려야겠다.

한성은
한성은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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