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루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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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신촌 공기를 마실 일이 생겼다.
일부러 학교를 지나서 밥을 먹으러 갔는데 많이 변해버려 낯설었다.

차희원 선생님을 잠시 뵈었다.
교수님으로서, PR 프로페셔널로서, 무엇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어머니로서
나이 먹을수록 점점 더 존경 안 할 수가 없는 선생님.
말하자면, 고참 왕언니를 대하는 감정에 가깝다.

학교에 발에 채이던 성별이 여자인 교수님,
역시 널리고 깔렸던 닮고 싶은 선배들이
실제의 세상에는 얼마나 희귀한지 그 때는 잘 몰랐었다.
생수통의 물이 떨어지면 새 병을 들고와서 엎는 것보다
주변 남자에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도, 그 땐 잘 몰랐지.

차 샘, 재밌어 죽겠단 표정으로 물으시는 질문이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 준다.

어떤 명함을 내민대도, 평생 같이 있어도 될 것 같은 사람을 만났어요, 라던가 아이를 낳았어요, 하면서 인사하는 것보다 선생님을 만족시키지 못하겠구나 생각이 들으니 우스워졌다. 내게 차샘은 여자의 생에서 일보다는 사랑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계셨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차샘이. 고루하다 생각이 들면서도 토 달지 못하고 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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