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Searching

내 손으로 추리고 묶어
네게 보내는 이 꽃송이들
지금은 한껏 피었지만
내일이면 덧없이 지리

그러니 알겠지?
꽃 같은 네 아리따움도
머지 않아 시들어
꽃처럼 덧없이 지리라는 걸
세월이 가네, 내 여자여, 세월이 가네
아니, 세월이 아니라 우리가 가네
그리고 이내 우리 모두 저 땅속에 누우리

속삭이는 사랑도 우리 죽은 뒤에는
아무 것도 아니리니
나를 사랑해주렴 지금, 너 아리따운 동안

피에르 드 롱사르 <장미>

나도 당신도 모두가 약하디 약하고, 살아내는 게 대견한 존재들. 안냥 블로그에서 이 시를 읽고선 지칠 때까지 울었다. 생각해보면 난, 읽히기 위해서 글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읽고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서 썼다. 2002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태우옵과 이야기하던 중에 당신은 소울 서칭 중이잖아, 하는데 다시 가슴이 먹먹하였다. 이렇게 약해 빠졌으니 엎드려서 기도나 하고 신을 찾고 징징 우는 것 밖에 도리가 없다. 아무리 살아봐도, 나는 내가 원하는만큼 강해지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의 불행에 기대서 나의 행복을 확인하고, 다른 이의 상처를 만들면서 내 상처를 치유하는 일, 원래 사는 게 이렇다. 나는 기껏해야 찌질한 인간이라. 까소봉는 밤에 전화를 받고 울고, 멜은 낮에 글씨를 보고 운다. 반반한 거 다 소용없다.

한성은
한성은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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