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파는 일

 

1.

지난 주 상무님이 초대하신 신병철(국내 브랜드 박사 1호) 님의 개인 브랜딩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의 태그라인을 듣는 순간 혜갑샘 생각이 났다. 광고학 박사 1호로 알려지셨지만, 이제 혜갑샘은 내게 첼리스트(?)로서 더 의미가 있으시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이런 종류의 태그라인은 긴 승부에는 효과 없다. 학자로서의 첫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변질되거나 지쳐버리고, 게다가 이 바닥은 실무의 감을 잃는 순간 학위고 뭐고 다 소용없으니.

내게 신병철 님은 브랜드 인사이트의 저자로 첫 휴리스틱이 형성되어 있다. 지인이 뜬금없이 마케팅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면서 책을 추천해 달라 했을 때 리스트를 보내줬던 책 중 하나였다. 책장에 꽂힌 이 아저씨 책만 네 권이지만, 아뿔싸, 다작 하시는 것에 비하여 해가 갈수록 뒷심딸리는 경향이 있다. 오늘 알라딘 메인에 새 책이 떴던 정모 교수님 역시 마찬가지. 개인 브랜딩의 수단 중 하나로 책쓰기를 드는데 이견 없으나 수단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면 금방 뽀록난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에너지를 주고 받고, 자기장을 형성한다. 신별철님의 강의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르지 않았고, 외려 그 이야기가 나에겐 더 생생하다. 이런 자기장의 범위 안에 있다는 걸 감사하였다. 진작부터 개인 브랜딩에 대해 말해주고 급한 일이 아니라 소중한 일을 먼저하라고 말해줬던 정작가님과 안경두님, 당신의 소명은 무엇이냐고 자주 물어 사람을 사춘기로 돌려놔 버리는 태우님, 며칠 전 팀 회식에서 유명 블로거들의 피드 구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이유를 이야기하던 국현님의 눈이 같은 자리에서 날 째려보았다.

2.

주말엔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서 주니캡님의 ‘개인 브랜드 구축을 위한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까지 듣고나니, 이거 거의 뒷목이 뻐근할 지경이다. 나에게 주니캡님은 PR관련 커뮤니티에서 ‘건승’이라는 인사말로 글을 끝맺는 누군가,로 휴리스틱이 형성되어 있었다. 어느 날 앗 이 블로거가 건승 그 사람인거지? 하고 매치시켰을 때의 재미란. 뒷자리에서 킥킥거리고 웃고 있었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 3개월은 바짝 해주셔야 됩니다’라는 말과, ‘블로깅을 위해서 공부해서 올릴 때도 많다’는 이야기가 솔직하였다. 건승은 원래 탈없이 건강함을 비는 단어지만, 나는 쥬니캡님의 건승을 떠올릴 때 ‘건강하게 승리하자’로 읽곤 한다.

3.

나도 나 스스로를 사줄만한 존재인지 의심하고 있는 지경인데, 어떻게 나를 마케팅하고 브랜딩할 수 있겠나. 기껏 사랑타령이나 하다가 훌쩍거리고, 어디까지 나를 드러내야 할지에 대해 무척 둔한 센스를 보이며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있는 이 마당에. 으흐흐흐.

유독 봄은 다른 계절과는 맞이하는 자세가 다르다. 농담처럼 나는 봄에 바람이 난다고 말하고 다니면서, 봄바람 난 마음으로 돌아오리라 말할 때마다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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