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가 간다] 엔씨소프트, 부끄러워 할 만큼 실패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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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대표>


지난 5월 21일, 블로거 몇몇이 엔씨소프트 R&D 센터를 방문하였다. 테터앤미디어와 헤럴드경제가 공동기획한 프로젝트. 벌써 5회차다.


엔씨소프트에 관한 자유 연상을 시작해볼까나… 내 경우엔 리니지(긍정적 연상과 부정적 연상이 혼재해 있다)라는 전무후무한 게임과, 김택진이라는 개인 브랜드, 그리고 웹질계에서 ‘문방구 세트’로 알려진 오픈마루가 순서대로 떠오른다.


이날 참석자는 김택진 대표님, 오픈마루 김범준 실장님, 리니지의 산증인 Creative Director 김형진 실장님 이렇게 세 분이셨다. 이하 호칭은 모두 님으로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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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Director 김형진 실장>


김택진님은 이번 간담회가 3년만에 언론사 인터뷰에 응하는 거라 하였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이만한 도시 전설이 이 좁은 땅덩어리에 어디 흔해야 말이지. 아래하 한글로 시작해서 우리에게 없던 성공스토리, 은근 가쉽의 주인공, 평범하고 우매한 대중으로서, 말하자면 훔쳐보던 대상. 게다가 난 어쩌다 꼽사리 낀, 말하자면 ‘안’ 파워 블로거란 말야.


인터뷰 내용은 헤럴드 기사를 참고해 주시고, 지금부터 주관적인 시선으로 남기는 이날의 기록.



>> 부끄러워 할 만큼 실패한 적 없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전략, 성장 전략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는 임원기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 느낌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저 문장의 톤과, 말하던 이의 표정과 에너지가 사라지고 글씨만 남았을 때 얼마나 울림이 전해질 수 있으려나. 이 말에는 겸손함과 동시에 이룬 자의 자신감이 있었다.


김택진님은 우리 중 어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웹이나 게임 쪽에서 이만큼의 성공을 거뒀나, 엔씨만한 사례가 없다. 여기까지 하고 말기에는 아깝다, 고 하였다. 게임을 만드는 작업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안면근육마비, 위암 같은 무서운 병명들이 공중에 떠 다녔다.


그는 기업의 성공요인을 집단 지식에서 찾았다. 인적 자원은 들고 나는 것이며 사람이 떠나도 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집단이 쌓은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R&D인력에 대한 보상체계를 묻는 질문에, 성공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개인의 치명적인 아이디어는 없으며, 팀 컬쳐가 큰 작용을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키가 자랐다


격하게 과장하면, 이 사람들은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키가 10cm쯤 훌쩍 커버렸다. 게임에 미쳐있던 젊은이들의 집단이, 많은 이가 주목하는 ‘기업’이 되었다. 김택진님은 엔씨는 여러 면에서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삽질도 했고, 아픔도 있었지만, 이제 계속해서 뭔가를 고쳐나가는 ‘Never Ending Change’를 줄인 NC가 될 거라 한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보면, 국내 경쟁사와 비교하여 엔씨는 경영의 관점에서 ‘덜’ 건강하다는 신호들을 감지한 적 많았다. 부디, 그런 신호들이 엔씨가 자라나는 성장통의 일부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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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루 김범준 실장>


>> 부잣집 막내아들


누가 그러더라고. 오픈마루는 부자집 막내아들이라고. 부자집 막내아들이라서, 저리도 monetize에 대한 걱정 없이 웹에서 이런 저런 실험적 프로젝트들을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김범준님 대답은 우선 부자집도 아니거니와, 내부적으로 정말 치열한 비판이 있단다. 김택진님 말하길, 또 하나의 포탈이면 굳이 엔씨가 할 필요 없으며, 인터넷에서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고 싶고, 새로운 것, 정말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 기대할테다


이 날, 창업 초기의 성공요인과, 성장을 지속시키는 동인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창업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공통적으로, 어쩌다보니 처음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부분에서 성공했다,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그에 비해 엔씨소프트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이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7월에 IR관련 일정이 잡혀있다고 한다. 엔씨의 포트폴리오, 장기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될거고, 시연도 있을 거란다. 이야기 나왔던 대로, 성장통을 겪던 시절을 지나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세계인이 사랑할만한 재미를 계속 만들 수 있는 엔씨이길 바란다. 그리고 오픈마루의 프로젝트도, 이상계와 환상계를 넘나들며 웹과 게임의 경계를 허무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좋겠다. 부자집도, 그 집 막내아들도 쑥쑥 잘 자라길 기대할테다.


우리에겐 이런 신화가 더 필요하다. 여기까지 하고 말기엔 아까운 게 맞다.

“[블로거가 간다] 엔씨소프트, 부끄러워 할 만큼 실패한 적 없다”의 7개의 생각

  1. 저 날 김택진 사장님의 모습은 본인이 ‘우리 회사 사랑스럽다’고 한만큼 ‘사랑스럽기까지’ 했다니까요. 멜님 말대로 겸손함+이룬 사람의 자신감..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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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 사랑스러웠어요. 좀 귀여우셨다고나 할까 ㅋㅋㅋ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말의 내용 그 자체보다 나머지 부분이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더랬지요 😉

      그치만 창업자 중에 회사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말할 사람이 뉘 있겠어요? 저 말 들을 때 말단 사원 붙잡고 당신도 이 회사가 사랑스럽냐고 물어보고 싶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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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래 인력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네요.
    “인적 자원은 들고 나는 것이며 사람이 떠나도 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집단이 쌓은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R&D인력에 대한 보상체계를 묻는 질문에, 성공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개인의 치명적인 아이디어는 없으며, 팀 컬쳐가 큰 작용을 한다는 대답”
    그런데 이렇게 되려면 팀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먼저 필요할 듯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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