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시가 사랑한 클라이언트

1.

홍마왕님 말씀하시길, 사람 찾을 때 에이전시 쪽 레퍼런스 체크를 하면 정확하다고 했다. 사람은 좋은데 일은 별로 못한다던가, 업계에 몇 안되는 훌륭한 마케터라던가 등의 평가가 외려 같이 일한 팀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객관적으로 나온다고.

비슷한 맥락에서, 에이전시가 사랑한 클라이언트라면, 제대로 된 회사가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금요일 광고홍보 워크샵에서 민화언니와 나눴던 대화를 곱씹는다. 클라이언트의 브랜드를 정말 내 브랜드처럼 사랑하기가 어디 쉬운가효. 내 점빵의 브랜드도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완전 켈로그와 ELCA Korea에 대해 재평가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코볼 노래 좋다고 했다가 경쟁사라고 버럭하시며, 곡물이야기 먹으라고 완전 강요하시더라는. 거의 한 대 맞을 뻔했다 ㅋㅋ) 에이전시가 이렇게 충성도(?)를 보이는 클라이언트라면, 제대로 일하는 회사가 맞을게다.

한편 반성해봐야 한다. 나는 저편에서 보기에 어떤 클라이언트일까. 헐렁하고 멍청한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제대로 된 1년 캠페인 브리프조차 없이 일하고 있는 이 모습, 절대 부끄러울 일이다.

 

2.

FMCG를 해본 사람은 FMCE도 잘 할 수 있을까? 혹은 반대의 경우는? 우리는 거의 모든 인더스트리가 패션 산업화 되어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Fast Moving’부분이 필연적으로 강조 된다. 그러나 저 ‘Fast’의 엄청난 폭풍 안에 있다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자세한 건 숫자를 뽑아봐야 알겠으나, 거의 모든 인더스트리에서 제품 교체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스쳐간다. 혹은 모든 게 특별할 것 없이 일상재화 되어 가는 세상이라니, 좀 싫기도 하다. 싫증이 이리도 빠른 현대인들을 만들어 낸 죄를 고하며, 하느님 제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컨수머 마켓이 훨씬 재밌겠어요. 부러워요. 한 편 으아 저렇게 짜친 것 까지 신경써야 된다고? 하며 놀라기도 하고. 언니 왈, 그런 반응이 맞바로 오는 브랜드의 예로 ‘레고’를 든다. 광고 집행 그래프와 매출 그래프가 바로 따라간다시며. 와 재밌겠어요. 그 재미는 좋은 대신 진짜 재미는 적지. 야 도대체 몇 개를 팔고 팔아야 니네 회사 소프트웨어 한 카피 가격이 나오는거냐.

무튼 즐거웠다. 이컴즈 @ 테헤란 모임 추진할까봐. 그나저나 벌써 이 회사에서 일한지 1년이 되어 버렸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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