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로 느껴요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여러 모로 불편하다. 나는 이렇게 먼 거리를 통학 또는 통근해 본 적이 없다. 학교는 늘 걸어서 10분 거리로 이사를 다녔고, 회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엔 매일매일 오만가지 사고가 많구나 놀라는 중이다. 또 이 정도면 운전 이제 잘한다며 으쓱했던 게 부끄럽다. 아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센 톤으로 욕을 해주고 싶을만큼 운전 습관 이상하게 든 사람들 많더라. 새삼 운전하고 돌아다니는 게 얼마나 겁나는 일인지 실감하는 중.


무엇보다 난처한 건 새집증후군이다. 얼굴이며 가슴팍이며 등이며 울긋불근 여드름인지 뭔지 빨긋빨긋 트러블이 잡아도 잡아도 튀어나오는 두더지처럼 올라온다. 엄마는 나이에 안 어울리게 아토피를 앓고 있다. 아빠는 아침마다 일어나서 앓는 소리를 내며 자도 잔 거 같지 않다고 툴툴거린다.


난생 처음 땅을 딛고 있는 집에 살아보고, 다시 이 고층 아파트에 살아보니 알겠다. 이 공간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한다는 걸, 그야말로 진짜 “피부로” 느꼈다. 먹고 입고 사는 기본적 조건들에 우리가 알지 못하고 컨트롤 할 수 없는 위험이 너무 많다. 도대체 무얼 넣어 지었길래 사람을 이렇게 못살게 구는지. 과학이며 기술 발전이 으시대며 자리 잡은 그 위치에서 슬슬 내려오셔야 할 때인 거 같다. 도대체 나아진 게 뭐란 말이요!

4 thoughts on “피부로 느껴요”

  1. 관계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옛날이 좋았지’ 하는 과거 회상의 경우
    제가 그 분들 시절에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과학이나 기술 발전이 전체적인 인류 복지 수준을 엄청나게 높여놓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죠
    최소한 우리나라 요즘 굶어죽는 사람은 없잖아요?

    이상 진지병 걸린 댓글이었습니다. 새집증후군 없애는 처방이 몇가지 있던 것 같은데,
    얼른 적응하실 수 있기를.

    Like

  2. 저도 항상 회사랑 10분거리에 거처를 마련하는 주의라 약속 때문에 강이라도 넘어가면 ‘도하’라는 표현을 쓰지요. 그나저나 새집증후군은 큰일인데요?

    Like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w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