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기

아빠랑 수다 떨던 도중 아빠가 처음 아빠 됐을 때 얘기가 나왔다. 출근 할 때면 니가 가지 말라고 붙잡고 우는 통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회사 가서도 한참동안 눈앞에 눈물콧물 범벅인 니 얼굴이 밟혀서 일이 안됐다고 했다. 얼른 퇴근하고 집에 가야지 생각밖에 안났다며. 일하는 엄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다만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훈련이 되어 티를 안낼 뿐이지 일하는 아빠들도 힘든 걸 여자들이 몰라준다 하셨다.

그래서 동생은 손해봤는지도 모른다고, 둘째 때에는 정을 좀 덜 붙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고도 하셨다. 요샌 세상이 달라져서 아빠들도 애기 보고 싶은 티 좀 내면서 사회 생활해도 오히려 패밀리맨이라고 좋게 평가해주니 부럽다고도. 🙂

하하 아빠 나는 일찍 들어오셔서 놀아준 거는 생각이 안나고, 아빠가 현관문에 들어서던 순간의 장면, 손에 까만 봉지가 들려있나 확인하던 거랑, 그 봉지를 받아들던 순간에 확 코에 번지던 딸기 냄새가 생각나. 나 안고 던지고 받기 하다가 천장에 머리 박고 완전 울었던 거랑. ㅋㅋ 허무하지???

아 그런 생각을 하셨을 나이가 지금 내 나이에 고작 몇 년 더할 뿐이니, 이제 와 생각하면 엄마도 아빠도 어리고 서툴렀구나. (어른에게 할 적당한 표현은 아니지만) 그 시절,  이십대 후반 삼십대 초반의 엄마 아빠가 아주 대견하다.

“아빠와 딸기”의 3개의 생각

  1. 저도 어렸을때 아버지 출근하실 때면 눈도 덜 뜨고 나와서 ‘다녀오세요’ 대신 ‘새콤달콤 꼭 사와’ 하고, 아버지 들어오실때면 까만 봉다리부터 확인하곤 했는데 참 죄송시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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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제 아이들은 아빠가 일찍 들어오면 손에 있는 아이폰을 노리더군요..
    아이폰 안에 있는 특정 앱 한번만 하게 해달라며..
    그만큼 시대가 또 변한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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