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모습

인사말


1. 요사이 필라테스 할 때 가장 신경쓰고 있는 건 배, 어깨, 등의 밸런스를 찾는 거다. 컴퓨터 많이 하시죠? 라는 질문이 디폴트일 정도로 자세 나쁘고, 무근육 인간에…. ㅠ_ㅠ 배와 등에 힘이 없고 상체가 자꾸 앞으로 굽어지면서 어깨는 라운드 숄더가 되어가고;;; 이러다보니 어깨와 목 근육이 긴장되어 나중엔 머리까지 아파지는 악순환. 이 밸런스는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정도면 아주 나쁜 건 아니라고 태연은 이야기하지만, 운동 전 후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면 차이가 많이 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어제 거울 앞에서 쇄골과 어깨의 자리를 찾으며 태연이 한 말이 자꾸 귓가에서 빙빙 돈다. 이 근육의 위치, 자세, 느낌, 긴장이 되는 자리와 아닌 자리를 기억하라고. 절대 거울을 보고 자세를 찾지 말란다. 거울을 보고 자세를 잡으면 그냥 잘못된 축이 다른 잘못된 축으로 바뀔 뿐이지 몸이 나아지진 않는다고. 네 밸런스를 찾는 건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이 아니라 네가 가진 근육의 힘이라며.



2. 어제 곰을 야단치며 대박 속상했다. 너 빨리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그 말 진심이냐고, 그 말이 진심이면 널 아낀 네 주변 사람들은, 네가 재밌어 한 시간들은 다 뭐가 되냐고 막 성질을 부렸다. 개차반이 너에 대해 어떻게 말하던 무슨 상관이냐고, 너한테 소중한 사람들이 너에 대해 하는 평가는 다 무시한 거냐고 신경질을 부리는 동시에, 어린 녀석이 그렇게 눈물 콧물로 며칠을 보내게 한 경험이 너무 마음 아프다.



3. 스스로 自 믿음 信. 진짜 자신감 있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이 필요없다. 거울 따위 없어도 알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근육이 있는 위치를 알고, 걔들이 쓰이는 느낌을 알고, 그 밸런스를 찾고자 살면서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스무살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는 동안, 이보다 훨 더 심한 사건, 더 숱하게 눈물나고 속상할 경험이 네 곁을 지날 거란다. 그러나 그 일을 하면서 네가 느꼈던 재미, 흥분감, 네 스스로 이 일이 네가 잘하는 일이라 느끼는 그 기분은 누구도 못 건드릴 네 소유고, 아무도 해치지 못할 너 자신이야. 그러니 무엇보다, 너 스스로 너를 믿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는 ㅎㅎㅎ 내 배, 어깨, 등 근육이 제 위치를 찾고 힘이 세지는 법을 배워야 하고 말이지. 이눔시끼. 화장품 따위 전혀 필요없고, 선물로 준대도 하나도 안 기쁠 거야. 앞으로 니가 그 방법을 배우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게 가장 큰 선물이란다. 부디 강해지려무나.

5 thoughts on “거울에 비친 내 모습”

  1. 그 말 하고 나서, 네이버 검색창에 “할인을 찾아서” 한번 검색하고 얼마나 반성했는지 모른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울뻔했어요. (사실은 울었어요.) 아고, 아직 전 면벽수행이 더 필요한가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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