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의 기준

세 가지 하얀 것, 피부, 치아, 손
세 가지 검은 것, 눈, 속눈썹, 눈썹
세 가지 빨간 것, 입술, 뺨, 손톱
세 가지 긴 것, 몸통, 머리카락, 손가락
세 가지 짧은 것, 치아, 귀, 발
세 가지 가는 것, 입, 허리, 발볼
세 가지 굵은 것, 팔뚝, 허벅지, 다리
세 가지 작은 것, 젖꼭지, 코, 머리

– 알랑 드코, <미의 기준> 중에서

메종 칼럼과 UGUF책을 통해 알고 있던 이지은님이 쓴 책,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에서 재인용.
(특히 세 가지 굵은 것이 맘에 들었다는 -_-;;)

읽으면서 낄낄거리고 웃었다. 앙리 2세의 정부였던 디안 드 푸아티에를 모델로 썼단다.
그림도 있다.


프랑수아 클루에, 욕조의 여인

아거님이 미투데이에 ‘모든 미인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인이 아닌 사람은 각기 독특한 방식으로 개성있다.‘ 라고 쓰신 걸 보고 생각했더랬다. 시대를 뛰어넘는 미인의 공통된 특징은 뭘까하고. 미인의 기준이란 건 시대에 따라 심각하게 변화무쌍했으니 말이다.

앙리2세의 정부였다는 저 언니. 지금 기준으로 보면 견적안나오신다. 팔뚝 너무 풍만하신데 비해 가슴 너무 섭섭하시다. 눈썹은 넘 가늘게 미셨다. 요새 저 눈썹으로 백화점 1층 지나다니면 화장품 파는 언니들이 말도 안 붙일거다.

우리 나라를 볼까.
조선시대 왕비 후보들은 키 160센티 이하, 가슴둘레 90센티 이하여야 했다. 지금 이런 후보님들 모아놓고 골라보세요 하면 왕이 나안해- 도망갈지 모른다.

50년대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는 어떤가. 지금 보면 잘 모르겠는데요…가 아닐까. 너무 대놓고 잡아잡줘주셔요 모드여서 매력없어 보인다. 대체 환풍구 위에 왜 올라간거? 자칫하다 힐 껴버리면 대략 난감데쓰~

60년대의 트위기는 넘 깡마르셨고. 80년대의 마돈나도 지금 보면 촌스럽다. 암튼 당대의 쵝오 언니야들을 떠올려보면 20세기 미인의 기준은 10년 주기설이 있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어 왔다.

미의 기준, 섹시함과 정숙함의 기준은 대부분 학습의 결과다.
일본 사람들이 헉! 해버리는 포인트는 기모노 뒤로 보이는 목선이라면서?

http://play.tagstory.com/player/TS00@V000055572

한 때는 가슴을 내놓는게 별 일 아니었다. 외려 남편의 자랑이었을 때도 있었다. 대신 다리는 가려주셔야 했다. 빅토르 위고는 약혼녀가 발목이 보이도록 스커트를 올린다고 열받아하기도 했다지 않나.

미니스커트가 나온게 1960년대니까, 지금처럼 강남역에 허벅지 다 내놓고 다니게 된 역사가 50년 정도밖에 안 된거다. 현재의 약혼녀가 발목이 안 보이는 옷만 입고 다니면 다리에 흉터나 엄청난 문신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약혼자가 전전긍긍하게 되지 않을까.

21세기 미인의 기준은? 잘 모르겠다. 당당하고 자신있는 태도?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객관적 미인이란 건 없지 싶다. 아, 다만 좋은 피부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는 듯. 이제 나이도 쳐먹을만큼 먹었으니 술먹은 다음날 마스카라 번진 얼굴을 마주하는 사태는 그만하도록 하자. -_-;

한성은
한성은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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