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배우는 사람

오늘 명절과 명절 사이 뭐하고 지내는지 모르는, 학부생 사촌 동생과 밥을 먹었다. 리크루팅이 맘같지 않아 내가 더 할 수 있는 노력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니, 내게 이제 7학기 또는 8학기 째인 컴터 전공 사촌동생이 둘이나 있는 것이다. 한 녀석은 연대, 한 녀석은 성대, 선린 출신.

(자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조이코퍼레이션 개발팀 채용중입니다. 생전 업데이트 안하는 걸 누가 보나 싶은데, 회사 웹사이트 리퍼러 중 이 블로그가 꽤 상위권이어서 놀람…)

평소 선린 출신이 괜찮았던 경우가 많아서, 평소 안 친하다가 친한 척 하는 빤한 짓을 한다. 그랬더니 이누마 하는 말이, “아 선린엔 두 부류가 있어. 진짜 어릴 때부터 코딩하는 거 좋아하고 잘하다가 선린 와서 계속 재밌게 한 애들, 다른 한 부류는 좋아하는 줄, 잘 하는 줄 알고 갔는데 아 나는 바보구나 깨닫고 그만 둔 애들. 난 안타깝게도 후자인 것 같아.”라는 것이다… 아아아아.

나는 천재개발자 한 명이 못하는 사람 만 명 수준의 생산성 류의 이야기는 좀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타트업은 한 사람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가능한 여러 모로 잘 하는 사람을 태우려고 노력하긴 한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개발은 어떤 조건을 타고나야 더 잘 할 수 밖에 없는 발레나 운동이나, 악기를 하는 것과는 다르다. 노력하고 훈련할 수 있는 종류에 가까워 보인다. 아님 한 명의 퍼포먼스에 그렇게까지 심히 영향을 받는 조직이라면, 아주 작고 초기 단계의 팀이 아니라면 시스템이 문제가 있단 이야기 같기도 하고.

여튼, 고등학교도 가기 전에 무언가에 빠져본 적이 있는 류의 바람직한 인재가 요즘 시대엔 씨가 말랐으므로, 나는 그렇지 않다고, 여전히 가끔은 나 바보라며 자괴감에 빠지지만 마흔 넘도록 엔지니어로 잘 먹고 잘 사는 주변의 (사실 흔치 않은) 예들을 이야기 해주고, 나름대로 북돋는 말들을 쏟아낸 후 돌아왔다. 또는 지금 안정적인듯 보이는 선택지가 사실은 별 거 아니니, 어떤 회사가 가고 싶다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업에 충성해야 맞다는 류의 이야기도 한 것 같다.

얼마전 임정욱 님이 올리셨던 포스트를 보며, “호기심이 새로운 학벌이다”라는 문장에 매우 공감했다. 상관없는 이야기인 듯 사실 상관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가끔 이상형이나, 만나는 남자 이야기를 할 때면 주변에서 “너 학벌 많이 보는구나!”라고 하는데, 매번 그 거랑 좀 다르다고 고쳐준다. 나는 늙도록 새로 배우고 싶은 게 있고 호기심이 살아 있는 사람이 좋다. 멀쩡히 좋은 학교 나오고도, 삼십대에 이미 조로하여 세상 더 궁금한 게 없는 사람도 매우 많다. 그런 이는 학교에 관계없이 인재로서는 물론, 연애 상대로서도 흥미롭지 않다고 말해왔다. 호기심 다 죽은 사람이 현재는 어딘가에서 밥을 벌고 있을지 모르나, 기대수명 80살을 살아야 하는 때에, 함께 꾸민 둥지에 계속 이 남자 사냥에 성공하고 먹이를 물어올 수 있을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 친구 고딩이던 시절과 지금은 또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다시 앞으로 밥먹고 살아야하는 적어도 한 30년 동안은 세상이 계속,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바뀔텐데, 그 때 잘한다고 생각했던 애들이 십년, 이십년 후엔 다른 자리에 가 있을 수도 있다고, 그냥 하고 싶고 재미있었던 걸 계속 하라고, 남이랑 비교하지 말고,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안 먹히겠지. 하하하.

자꾸 잔소리 많은 꼰대가 되어간다. 하나도 안 들릴 걸 알면서.

아무튼 요약하면, 계속 배우는 거 중요하다. 물론 잘하던 걔가 계속 호기심이 살아있고 평생 공부하는 타입이면, 포기해. 이길 수가 없다… 아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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